법정 구속은 면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1심에서 징역 2년 실형 선고받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이에 대해 1심 선고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 원이 선고됐으며 증거인멸의 우려가 적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은 면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는 3일 조국 전 장관에게 적용된 12개의 혐의 중 7개 혐의를 인정하였고 이와 같이 판결을 내렸습니다.

 

아들의 조지워싱턴대 대리시험과 고려대, 연세대 대학원 부정 지원,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허위 스펙' 등 입시 비리 관련해서는 대부분 유죄가 내려졌습니다.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는 징역 1년이 추가 선고됐으며 정경심 전 교수는 딸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로도 기소돼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은 상태입니다.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오래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아서 형을 이미 살고 있고, 조국 전 장관의 경우는 의혹이 제기된 지 4년 반 만에, 기소 이후 3년 2개월 만인 이제야 1심이 선고됐습니다. 두 사람은 대부분 혐의가 겹치는 사건이었지만 속도 차이가 난 이유는 구속과 불구속 때문으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는 경우 각 심급별로 6개월 안에 끝내야 하지만 불구속 피고인의 경우 기한이 따로 없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부부가 공범이더라도 한 명이 구속되면 다른 한쪽은 불구속으로 처리하는 관행이 있는데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먼저 구속되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불구속되면서 속도의 차이가 난 것입니다. 부부가 둘 다 구치소에 갇히게 되면 생계 활동이 중단되고, 육아나 봉양 등 생활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조 전 장관은 많은 혐의가 겹치지만, 다른 내용도 일부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게 '감찰 무마' 혐의입니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당시 정치권의 청탁을 받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내용으로 이는 조 전 장관이 직접 업무와 연관된 권한을 남용한 사건이기에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다만 딸 장학금 수수와 관련한 뇌물혐의와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등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자녀 입시비리 범행은 대학교수의 지위를 이용해 수년간 반복 범행한 것으로 그 범행 동기와 죄질이 불량하고, 입시제도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고 자녀들 입시비리 범행은 배우자가 주도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조국 전 장관 부부와 함께 기소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징역 10개월이 선고되었습니다. 다만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조국 전 장관은 1심 선고 뒤 재판정을 나와 기자들에게 "9개 혐의에 대해 무죄를 내렸고 이에 대해 재판부에 감사하다. 유죄를 받은 혐의는 항소해서 다시 성실하게 다투겠다"며 소회를 밝혔습니다.

 

그는 9개 혐의 무죄를 강조했지만 판결을 보면  '입시 비리' 혐의의 대부분이며, 감찰 무마를 시킨 직권남용 혐의, 딸이 부산대 장학금을 받은 청탁금지법 위반 등 중요한 혐의들이 유죄를 받았습니다. 무죄를 받은 건 '사모펀드'의 경우 정경심의 주도로 유죄가 인정되지만 조국 전 장관의 관여 정도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죄를 받은 부분에서 떳떳하다고 하기에는 고위공직자로서, 당시 차기 대권주자로도 언급될 만큼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컸던 사람이 스스로 가져온 사회적 분열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